딸이 '아빠'를 좋아하면서 싫어하는 요즘
문득 !
나는 온전한 아빠가 아직 아닌데, 준비 시간보다 아이가 자라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 생각이든다. 아빠 경력 만으로 2년인데, 아들에 대해서 잘 모른다. 아빠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잘 모른다. 이 시간이 훅 지나가 버린다면 정말 이 때 필요한게 아이에게 전달이 안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고 한참 지나고 나면 어느새 훅 자라서 아빠와 어색한 아들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혹시 좀 엇나가면 '아빠가 해준게 모야?' 사춘기 시절을 맞을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
사춘기때에 둘이 앉아서 얘기하려는데 대화 꺼리도 없고, 게다가 아들과의 분위기가 뻘쭘하다면... 이는 또 누구 탓을 하랴? 사회탓, 정부탓, 대통령탓만 할것인가?
우리는 이 빡센 환경 속에서 아빠노릇도 좀 해야 한다. ㅋ
이제 좋은 아빠 되기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좋은 아빠란 어떤 아빠일까? 아직 정의를 내리진 못하지만, 그래서 여러가지 책도 보고 또 좋은 글들이 있으면 좀 잘 기억해두고자 한다.
아래 1,2,3번은 '가족과 통하는 행복한 아버지'라는 컬럼에 나온 내용의 일부이다.
1. 집에서 TV보는 시간을 줄이자.
2. '사랑한다'라고 자주 해라.
3. 집안일을 놀이처럼 함께 하라.
위의 내용이 컬럼의 내용인데, 우연찮게(?) 요즘 내가 밀고 있는 것들이다. ㅋ
그리고 여기서 부터는 아빠 생각이다. ㅋ
1. 집에서는 TV보는 시간을 줄이자. 시간을 줄이면 가족을 위해서 쓸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진다.
아빠의 변: 사실 남자들이 퇴근해서 TV를 보는 것은 휴식을 위해서이다. 하루종일 직장에서 클라이언트 상대하고 상사 상대하고 골치 아픈 문제로 시달리다가 집에 오면 그나마 쉬는 것은 TV시청이다. 물론 아이와 놀면서 집안일을 하면서 대화로써 쉴 수도 있다.
남자들은 오래전부터 수렵을 하고 난 뒤 모닥불앞에 모여 앉아서 불을 쳐다보는 원시 문화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는 동안 그냥 쉬는 것이다. 음식이 준비될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불을 보면서 소위 말하는 '멍을 때리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머리속으로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네 부인들은 이 장면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를 팔자 좋게 TV나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어릴 적에도 사실은 지금 어른들도 우리네 문화라는 것이 먹는 거, 모여 앉아 TV를 보는 거 외에는 별 것이 없다. 아이가 자라면서 얼마나 더 그렇게 될 것인가? 그리고 부모는 TV보면서 아이들에게만 TV를 보지 말라고 할 수도 없다. ㅋ 습관이 중요하다. 고 생각하는 요즘 지금부터 TV보다는 책에 가까이 대화를 하는 것에 익숙하도록 하고 싶은 것이 생각이다. 습관이라는 것은 절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으니 하루하루 쌓아보는 것이다.
2. 집에 돌아와서 처음 만났을 때 그리고 자주 '사랑한다'라고 말해주자. 이렇게 하면 짧은 시간에도 친밀감을 높혀준다.
'사랑한다'라는 말을 자주 하는가 생각해보면 사실 어렸을 적에는 해본적이 거의 없다. 자라면서도 부모님께 들어본 적도 별로 없다. 지금도 나의 어머니 아부지로부터 또는 내가 '사랑한다'라고 하지는 않는다. 너무 어색하고 뻘쭘하다.
그러면서 '좋아한다'와 '사랑한다'의 차이가 뭘까? 학문적으로 연구를 해봤는데, 그래도 그 깊이를 이해할 수 없는게 사랑인거 같다.
하지만 와이프와 결혼하고 와이프에게 내가 알기로는 상당히 자주 거의 매일 아침 저녁 밤 암튼 시도 때도 없이 한다. 와이프는 건성으로 듣겠지만, 최소한 나는 표현을 자주 한다. 자기 전에 눈을 뜨고도 바로 '사랑한다'라고 말한다. 사랑한다는 말은 따뜻하다. 포근하다. 좋아한다라는 것은 왠지 어느 순간 안좋아질거 같지만, 사랑한다라는 말은 깊이가 있다. 점점 진해진다. 마치 내가 말을 쌓는거처럼 사랑이 점점 쌓여 가는거 같다.
사랑한다와 좋아한다의 차이를 여실하게 느낄 때가 있다.
아이와 한참 실갱이라를 하고 있고 땀을 삐질 흘리며 애와 싸우는 중에 와이프가 물어본다. 찬희 사랑해? 순간적으로는 '흥' 소리가 나오지만, 그 순간 맘에 안들지만, 그것과 사랑과는 약간 별개다. 아무리 미운게 쌓인다 해도 사랑한다. 싫어 하면서도 사랑할 수 있는게 사랑이다. 사랑은 함께 사는거다. 점점 좋아지는거고 기쁨 슬픔 아픔 현재 미래 모든 것들을 함께 하고 싶은거다. 그래서 우리 아들에게 사랑한다라고 될 수 있는대로 많이 자주 하고 싶다. 너무 어색해하기 전까지 말이다. 아니면 계속해서 익숙하게 만들던지!
3. 집안일 때문에 바빠서 아이와 못놀아준다면 집안 일을 아이와 놀이처럼 해보자. 가족 간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해줄 수 있다.
요즘 집안일도 좀 한다. 사실 모 한가지 한가지가 어려운 것은 없다. 빨래면 빨래 설겆이면 설겆이 청소면 청소... 요리하기면 요리하기... 그런데, 왜 살림이 힘든지는 알았다. 무한 반복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티가 잘 안난다. 빨래를 하고 널고, 설겆이를 해도 어쩌면 당연한거다 나아지는 것도 없고 더 좋은 것도 없다. 그래서 나는 일부러 와이프가 오면 '나 설겆이 했어. 빨래 했어.' 얘기를 한다. 얘기 안하면 모르는게 살림이다. 우리네 엄마들이 얼마나 이 무한반복속에 시달렸을까 생각해보면 참 마음이 무겁다.
애를 보면서 집안일을 하면 더 힘들다. 애가 지가 혼자 놀 나이가 되었으면서도 집안일을 하게 두질 않는다. 설겆이도 같이 하고 빨래도 같이 하고 싶어 한다. 저도 참견을 하고 싶은거다. 그냥 제발 집안일이라도 편하게 해두면 좋은데, 왜 그리도 끼여드는지 그렇다고 해보라고 하면 시원찮다. 설겆이도 하고 빨래도 하지만 그건 하는게 하는게 아니다. 지는 재밌는지 몰라도 은근 아니 대놓고 짜증이 난다. '너 가!' 라고 말하고 싶다. 실제로 말도 해본다. 그럼 아빠의 괴로움을 더 웃고 즐긴다.
빨래 잘하면 모하고, 설겆이 깨끗이 하면 모하노 아들과의 관계가 제일 중요하고 아들과의 사랑이 더 중한 것을 과감하게 집안일을 포기한다. 하지만 이렇게 포기한다고 누가 알아주지 않는다. 그리고 사실 아들과 놀걸이도 별로 없는데 같이 집안놀이를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설겆이가 제대로 되지도 않고, 빨래도 일만 만든다. 모든 것을 통해서 관계가 좋아지고 아빠를 아빠라 인정하고 나중에도 좀 하기 힘든 얘기도 할 수 있는 관계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부디끼면서 같이 하는게 좋지 안을까...
이상 아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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