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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을 보고

알렉 알렉 2010. 5. 6. 14:12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감독 이준익
출연 황정민, 차승원, 한지혜, 백성현
 감독은 제목에서부터 무언가 흐르는 듯한 느낌을  전하고 싶었나 보다. '구르믈' 라고 제목을 붙인 것이 구름이란 단어의 의미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것이 영화에서 보여주고 싶었던 내용이 아니였을까.

 이 영화를 본 소감을 말하라면 봉사 역할의 '황정민'이란 배우에 대한 감동이다. 그는 봉사 역할을 했지만, 진짜 봉사인듯 했다. 봉사의 걸음걸이, 표정, 웃음 봉사의 심리까지도 이미 그는 수백만번 봉사로 몰입을 통해서 그가 원래 봉사인듯했다. 하지만 영화속의 황처사를 보면 비록 눈은 보이지 않지만 누구보다도 앞을 잘 보는 봉사 역할을 한다. '의식'만큼은 누구보다도 깨어있는 사람같아 보인다. 앞으로 보는 사람보다도 더 훤히 보는 듯한 멘트를 날린다. 그리고 실제로도 앞을 보고 있는 사람만큼이나 무술이면 무슬, 뜸이면 뜸 처세면 처세를 잘한다. 

 이 영화의 평이 한 배우 '황정민'의 연기의 포장에 앞도되어 이미 높은 점수를 맡고 시작되지만, 영화 내용 자체도 지루하지 않고, 곳곳에서 웃음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시대의 정치 풍자, 상황의 아이러니, 배우의 연기 곳곳에서 속 시원한 웃음을 준다.

 그리고 봉사인 황처사는 그 시대의  빛과 같은 존재이다. 마치 그는 대표적인 구름같이 정처 없이 떠다니는 떠돌이 조각 구름이지만, 또 '달'이 아니였던가 싶다. 자기가 어둠속에 사는 사람이면서도 그 어두움을 껴안은 채 세상의 어두움을 밝히고자 한 사람이다. 봉사이면서 이몽학과 겨루는 장면을 보면 그 베짱이 대단해 보이고 그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황처사는 무모한 시도를 하고는 최후를 맞이하지만 그 자체로써 많은 의미를 준다. '달이 구름이 가리워졌다고 해서 달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하면서 세상 정의를 말하고 세상의 흐름을 대변해주는 듯 하다. 

 이 영화에서 나라의 정치판을 풍자하는 것을 보면 현대의 정치 또한 피해갈 수 없겠지만, 그 자체를 코믹스럽게 한 것은 감독 이준익의 전작 '황산벌'의 일부를 보는 듯하다. 이 작품은 그의 생각과 노하우가 닮긴 더 진화된 역사 드라마라 볼 수 있다. 왕의 남자의 고전 사극의 묘미들과 황산벌에서의 해학 그리고 배우들에게 요구했던 맛깔나는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 영화속 대사 중에서 묘하게 나의 뒷통수를 때린 대사들이 있었으니 

 견자 측면에서 보면 두가 서러움에 산다. 기생의 배에서 나온 서자의 설움속에서 살던 당시의 표현과 아버지의 한마디 '비겁한 자식, 이 나라의 왕도 서자야, 꿈도 없는 자식!' 이 말을 듣고 그리고 그 날 밤 아버지의 살해를 보고 그는 이몽학을 죽이는 결심을 한다. 그리고 죽이려 떠나다가 이몽학의 여자인 백지가 '넌 이몽학에게 안돼'라고 말한다. 이 때 견자가 '난 왜 안되냐'고 물으니 백지도 한마디 한다.

'넌 꿈이 없잖아'

이 영화가 얘기하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가 혼란스럽게도 만들었지만 개인적으로 머리속에 윙윙 도는 한 마디가 되었다. '꿈도 없는 자식!', '넌 꿈이 없잖아'

 개인적으로 야심을 품고 무언가 이루고 싶지만, 항상 가정과 주변 사람들을 중시하는 나에게는 어떻게 사는 것이 정답인지 혼란을 주는 부분이다. 하지만 꿈이 있던 이몽학은 그렇다면 잘하는 것인가? 역시 가치관의 혼란을 준다. 꿈이란게 무엇인가? 그렇게 많은 희생을 치루고도 이루어야 하는 이기적인 산출물인가?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사는 인생, 이 영화를 보면 누가 주인공인지 누가 절대 선인지 혼란스럽다. 영화의 중반까지도 악은 이몽학인거 같지만, 영화가 종결되는 시점에 가서는 누가 선이고 누가 악이였는지 의심스럽다. 왜냐면 결국 견자(백성현)조차도 자신의 아버지의 복수만을 생각하면서 이몽학을 죽이려 했던 것이다. 누가 누구의 편인지 누가 누구를 죽이려 했던지가 자신의 이해관계에 의해서 형성되었던 것이다. 백지역의 한지혜는 이몽학을 죽이려는데 동조한다. 그리고 죽어가는 이몽학을 붙잡고 이제 함께 하자는 정신이상적 대사를 한다. 그녀는 너무 사랑한 나머지 그렇게라도 자신의 사랑을 쟁취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몽학, 견자, 백지, 선조 및 대신들 모두 자신의 이해관계를 쫒을 때 왜군은 모든 백성을 죽이고 왕궁까지 쫒아 올라오게 되는 마지막 장면에서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각자들의 모양대로 어디론가 모르게 움직여가고 부서저가는 구름조각들 같이 허무해 보인다.  

 이 영화에서 선조역할을 한 김창완의 목소리와 뉴앙스가 동인과 서인을 구분지어 싸우는 대감들 사이에서 웃음을 자아내고, 영화 자체로만 봤을 때 칼싸움의 액션씬이 무술의 동작면에서나 카메라 움직이나 속도감들을 적절하게 배분하여 멋진 장면을 연출한다. 거기에 황처사가 장님이여서 주는 스릴감이 더해진다. 그리고 전쟁을 묘사하는 장면, 칼부림 그리고 시체를 만드는 등의 영화의 소품들이 더 정교해졌다는 것도 느낄 수가 있었다. 

 전체적으로 이 영화는 아주 볼만하다.
'왕의 남자'를 32번 본 사람이 있었고, 그 사람이 말하기를 왕의 남자는 주인공이 여러명인거 같다고 하면서 그 사람들과 상황에 다 몰입해서 보다 보니깐 그렇게 봤다고 했는데, 그 영화가 중독성이 강한 영화가 되듯 이 구르믈 또한 중독성이 있는 영화로 느껴진다. 그 이유가 이 영화 또한 여러 사람의 입장에 몰입해서 볼 수 있는 묘미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영화가 더 이상 시시하지가 않게 느껴진다.

 예전에 누가 그랬던가 한국영화는 다운받아서 보고 외국 영화는 영화관에서 보고 이제는 반대의 느낌이다. 이 영화에 대해서 천재 감독 이준익과 신의 들린 연기를 보여준 배우 황정민에게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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